COLUMN · 임금·퇴직금

퇴직금은 이제 '회사 밖'에 쌓는 시대로 — 퇴직연금 의무화를 앞둔 사업주 점검 사항

1. 현행 퇴직금제도, 핵심만 정리하면

퇴직급여는 1년 이상 계속 근로하고, 4주간을 평균하여 1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근로자에게 발생합니다. 그리고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해야 합니다.

현행 제도에서 사업주가 선택할 수 있는 제도는 크게 네 가지입니다.

구분 적립 방식 사업주 부담
퇴직금제도 사내 유보 퇴직 시점에 목돈 지급
확정급여형(DB) 사외 적립 운용 결과에 따라 부담 변동, 재정검증 의무
확정기여형(DC) 사외 적립 연간 임금총액의 1/12 이상을 매년 1회 이상 납입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푸른씨앗) 사외 적립(공동기금) DC와 동일(1/12 이상), 공단이 운용

여기서 실무상 자주 놓치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2012년 7월 26일 이후 새로 설립된 사업장은 설립 후 1년 이내에 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할 의무가 있습니다. 다만 설정하지 않으면 퇴직금제도를 설정한 것으로 간주될 뿐 별도 제재가 없어, 사실상 강제력이 없는 상태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뒤에서 볼 입법 흐름은 바로 이 지점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둘째, 퇴직금도 근로자의 IRP 계정으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지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55세 이후 퇴직 등 예외 있음). 이 또한 별도 제재가 없어 사실상 강제력이 없는 상태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2.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푸른씨앗’

어떤 제도인가

근로복지공단이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공적 기금형 퇴직연금입니다. 개별 기업이 각자 금융기관과 계약하는 대신, 여러 중소기업의 부담금을 하나의 기금으로 모아 노·사·정 전문가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의 관리 아래 전문 운용합니다. 사업주 부담 구조는 DC형과 같습니다(연간 임금총액의 1/12 이상).

2022년 9월 출범 이후 2026년 7월 기준 가입자 약 19만 명, 적립금 약 1조 9천억 원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채권 등 안전자산에 70% 이상을 배분하는 보수적 운용 기조에서 연 수익률은 2023년 6.97%, 2024년 6.52%, 2025년 8.67%를 기록했고 누적 수익률은 약 27% 수준입니다.

가입 대상이 넓어졌습니다

시기 가입 가능 사업장
~ 2026. 6. 30. 상시 30명 이하
2026. 7. 1. ~ 12. 31. 상시 50명 미만
2027. 1. 1. ~ 상시 100명 미만

가입 후 근로자가 늘어 기준을 넘더라도 기존 가입 자격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또한 개정법으로 ’푸른씨앗 IRP’가 신설되어 자영업자·노무제공자·공무원 등 기존 사업장 중심 체계에서 빠져 있던 분들도 가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업주 혜택

  • 수수료 3년간 면제
  • 부담금의 10% 재정지원(최대 3년) — 사업주와 근로자에게 각각 지급되며, 2026년 기준 전년도 고용보험 월평균보수 281만원 미만인 근로자 1인당 연 최대 28만 1천원 수준입니다.

다만 재정지원금은 상시 30명 이하 사업장·저임금 근로자 요건을 기준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31인 이상으로 신규 가입하시는 경우에는 지원 대상 여부를 공단에 먼저 확인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가입은 근로자대표의 동의(또는 의견 청취) 후 공단에 신청하면 되고, 기존 퇴직연금 적립금을 이전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3. 발의된 법안 — 무엇이 준비되고 있나

(1) 노사정 공동선언 (2026. 2. 6.)

고용노동부와 노동계·경영계가 참여한 노사정 TF가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와 기금형 퇴직연금 활성화에 합의했습니다. 2005년 제도 시행 이후 20여 년 만의 구조 개편 합의입니다. 기존 계약형과 기금형을 병행하되, 금융기관 개방형·연합형·공공기관 개방형 등 여러 유형을 열어두는 방향입니다. 구체적인 의무화 단계와 시기는 중소·영세기업 실태조사를 거쳐 정하고, 중소기업 지원책도 함께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연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2) 국회 계류 법안 (의안 제2213588호)

2025년 10월 14일 발의되어 2026년 3월 25일 소관 상임위에 상정·소위 회부된 개정안의 주요 내용입니다.

  • 사내적립 방식의 퇴직일시금 제도를 사외적립 퇴직연금으로 전환 의무화
  • 단계적 적용: 2027년 상시 100인 이상 → 2028년 상시 5인 이상 → 2030년 상시 5인 미만
  •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으면 사내적립 유지 가능, 다만 사내적립의무와 고용노동부장관에 대한 신고의무 신설
  • 퇴직급여제도 미설정 시 시정명령 및 이행강제금 도입
  • 조기 도입 기업에 대한 재정지원·조세감면 근거 마련
  • 수령 방법은 현행처럼 일시금과 연금 중 근로자가 선택

발의안이므로 확정된 일정은 아닙니다. 다만 노사정 합의와 정부 입법 추진 방향이 같은 곳을 향하고 있어, 사외적립 의무화 자체는 시기의 문제로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4. 지금 점검하실 사항

  • 퇴직자 지급 절차 점검 — 14일 이내 지급, IRP 이전 처리가 실제로 지켜지고 있는지. 9월 18일부터 처벌 수위가 올라갑니다.
  • 사내 유보 규모 확인 — 퇴직금제도를 유지 중이라면 미적립 채무가 얼마인지 파악해 두셔야 합니다. 의무화 시점에 한꺼번에 부담이 몰리는 것을 피하려면 분산이 필요합니다.
  • 푸른씨앗 도입 검토 — 50인 미만(내년부터 100인 미만) 사업장이라면 수수료 면제와 재정지원이 있는 지금이 도입 부담이 가장 낮은 시기입니다.

글쓴이

김민재 대표 노무사

노무법인 이안 서초 · 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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